이스라엘-가자 전쟁: '3차 세계 대전 가능성 있을까?'...주요 궁금증 정리 - BBC News 코리아 (2024)

2023년 10월 17일

지난 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전례 없는 공격, 그에 대한 이스라엘 측의 보복 공격 및 가자 지구에 대한 지상전 전개 가능성 등의 충격에서 여전히 전 세계는 휘청거리고 있다.

BBC는 이번 분쟁이 미칠 영향, 분쟁 종결 시점 등 관련 질문 수백 개를 받았다. 아울러 이번 분쟁에 결국 다른 나라들도 말려들게 될지 등에 대한 질문도 많았다.

이에 대부분 현재 분쟁 지역 주변에 머물고 BBC 특파원들이 가장 자주 묻는 질문들에 대해 답변했다.

제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영국 스켈머스데일에 사는 크레이그 존슨의 질문은 다음과 같다.

만약 이란이 이번 분쟁에 직접적으로 관여한다면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직접 참여로 이어질 수 있나? 이렇게 되면 제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가?

이스라엘 남부에서 보도하고 있는 제레미 보웬 BBC 인터내셔널 에디터의 답은 다음과 같다.

이란이나 이란과 친한 레바논 기반 무장 단체 ‘헤즈볼라’의 개입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하지 말라(Don't)”고 말했다.

최근 미 당국은 이곳 지중해 동부에 항공모함 2대를 배치하며, 이란에 이번 분쟁에 끼어들지 말라는 단호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미국은 만약 누군가 개입한다면 이스라엘 군사력뿐만 아니라 미군도 계산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중동 지역 내 주요 갈등 지점 중 하나로 미국과 동맹 세력 대 이란과 그 동맹 세력의 긴장을 꼽을 수 있다.

그리고 양측 모두 그 위험성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만약 두 세력 간의 긴장이 냉전에서 열전으로 진화한다면 세계적으로 중요도가 높은 중동 지역의 대갈등을 촉발할 것이다.

이스라엘의 목표는?

영국 스코티시 보더에 사는 루치아노 시시의 질문은 다음과 같다.

지상전 전개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스라엘의 종합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이스라엘 남부에서 보도하고 있는 리즈 두셋 수석 국제 특파원의 답변은 다음과 같다.

과거 전쟁에서 이스라엘은 거대한 지하 터널 네트워크를 포함해 로켓포를 이스라엘 쪽으로 발사하는 능력 등을 파괴하고자 “하마스를 강하게 타격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이스라엘은 하마스는 이슬람국가(IS)와 마찬가지로 완전히 없어져야 하는 존재라며 “하마스를 파괴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기반 시설과 지하 터널을 부수고 이들의 지휘 통제망을 마비시킬만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에서 맞닥뜨릴 상대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자신들보다 훨씬 더 막강한 이스라엘의 안보 능력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상세하게 이해하고 있는 등 하마스의 군사적 기량은 이스라엘 국민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그리고 이스라엘이 격렬히 대응하리라 하마스도 예상하고 있을 상황에서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대항해 이처럼 정교하게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이슬람국가(IS)와 달리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사회 내부에 자리 잡은 정치적, 사회적 조직이기도 하다.

군사적인 공격으로는 금속이나 콘크리트는 파괴할 수 있지만, 자신들이 믿는 대의를 위해 죽겠다며 굳게 결심한 이들의 기개는 파괴되지 않고 오히려 더 단단해질 뿐이다.

하마스의 공격 목표는?

영국 출신 앤드류 파커의 질문은 다음과 같다.

이번 하마스의 초기 공격 목표는 무엇인가?

프랭크 가드너 안보 전문기자의 답은 다음과 같다.

당시 모하메드 알-데이프 하마스 대변인이 밝힌 이유는 “더는 참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알-데이프 대변인은 가자 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스라엘인들에게 끊임없는 당하고 있는 도발과 굴욕에 대한 대응으로 이번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한편 전문가들은 말하지 않은 또 다른 이유들도 있을 것으로 본다.

우선 이번 공격 발생 전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는 관계 정상화를 위한 길을 걷고 있었다. 이에 하마스와 하마스를 지원하는 이란은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공격 이후 사우디는 현재 이스라엘과의 회담을 중단한 상태다.

하지만 이 외에도 더 많은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하마스 지도층은 우파 성향의 베냐민 네타냐후 정부가 도입한 사법개혁으로 인해 이스라엘 사회 내부가 첨예하게 분열됐다는 점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그런 와중에 이들은 이스라엘에 고통스러운 타격을 입히고자 했다. 그리고 그러한 면에선 하마스가 성공했다.

이집트가 가자 지구와 자국 영토 간 통행로를 폐쇄하고 있는 이유는?

영국에 사는 다이애나의 질문은 다음과 같다.

이슬람교도들은 이슬람교의 가족과 형제애에 대해 말한다. 그렇다면 이집트의 이슬람교도들은 어떻게 가자 지구와 자국 영토 간 통행로를 폐쇄한 이집트 당국의 행동을 정당화할 수 있나?

제레미 보웬 BBC 인터내셔널 에디터의 답은 다음과 같다.

이슬람은 신앙 및 종교이지만, 반드시 국가 안보의 정치성을 초월한다는 보장은 없다.

개인적으론 이집트 내 이슬람교도 수백만 명이 진심으로 가자 지구 민간인들의 고통이 줄어들길 바란다고 본다.

하지만 심지어 이번 분쟁 이전 조용했던 시기에도 이집트 정부는 가자 지구에서 라파 검문소를 통한 자국 영토로의 일상적인 접근을 허용하지 않았었다.

지난 2007년 하마스가 가자 지구를 통치하기 시작한 이후, 이집트는 이스라엘이 초기에 가자 지구를 포위하는 데 있어 일종의 파트너와도 같았다.

하마스는 100년 전 이집트에서 설립된 ‘무슬림 형제단’이라는 조직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이 ‘무슬림 형제단’은 이슬람교의 가르침과 믿음에 따른 국가 및 사회 개조를 원한다.

그리고 2013년, 선출된 이슬람 정권의 대통령을 축출하고 현재 정권을 장악한 이집트 군부는 이러한 열망에 반대한다.

하마스와 관계를 맺고 있는 이집트 현 정권은 과거에는 하마스와 이스라엘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집트는 팔레스타인 난민의 유입을 원치 않는다.

새로 독립한 이스라엘에 의해 강제로 쫓겨나 집을 잃은 난민들을 수용하고자 가자 지구 내 설립된 난민촌은 설립된 지 7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그곳에 있다.

하마스는 전쟁범죄를 저질렀나?

영국에 사는 사이먼의 질문은 다음과 같다.

국제 사회는 전쟁 범죄의 책임을 물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왜 하마스 지도부에 대해선 똑같이 반응하지 않는가? 이는 대규모 전쟁범죄로 볼 수 있지 않나?

폴 아담스 국제 특파원의 답변은 다음과 같다.

지난 몇 년간 계속 분쟁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지난 7일 이전만 해도 자신들은 하마스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이스라엘 입장에서 이는 전쟁이 아닌, '테러 행위'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정부는 그들만의 방식으로 정의를 추구하고 있으며, 이번 대학살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며 하마스 지도부 최소 2명을 이미 살해한 상태다.

이스라엘 정부는 분명 더 많은 지도부의 목숨을 원할 것이다.

한편 현재 카타르와 레바논에 거주하는 하마스의 정치적 지도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다. 이들 중 일부는 하마스의 군사 조직이 이스라엘 내부를 공격할지 몰랐다고 말하고 있다.

왜 UN은 공습에 개입하지 않나?

영국 런던에 사는 사둘 호크의 질문은 다음과 같다.

이스라엘이 민간인들을 살해해왔으며, 이번 공습으로 훨씬 더 많은 사상자가 발생할 것으로 모두가 생각한다면 왜 UN이나 다른 국가들은 개입하지 않나?

제임스 란델 외교 전문기자의 답변은 다음과 같다.

많은 국가들이 이스라엘에 공습 중단을 촉구하지 않고 있는 가장 주된 이유는 현재 이스라엘이 하마스로부터 공격받았고, 이에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국제 사회가 자제를 촉구하는 지점은 이스라엘이 어떻게 방어하느냐에 대한 부분이다.

리시 수낙 영국 총리는 “이스라엘 총리에게 민간인에 대한 영향을 가능한 한 최소화할 필요성을 제기했다”고 밝힌 바 있다.

UN 또한 이스라엘에 민간인 피해가 없도록 촉구했다. 며칠 전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국제인도법과 인권법은 존중되고 지켜져야 한다”며 “민간인은 보호받아야 하며, 절대 방패로 사용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자국의 전투기와 포격이 가자 지구 내 하마스 관련 목표물들을 타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실제론 이러한 공습 과정에서 많은 민간인이 목숨을 잃거나 부상당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스라엘이 과도하고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삼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이스라엘은 어떻게 하마스의 공격을 모를 수 있었나?

익명의 독자가 투고한 질문은 다음과 같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가자 지구 어디에 머물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만큼 충분한 정보력과 감시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어떻게 이번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할 것인지, 공격의 그 어떠한 사전 경고 신호도 눈치챌 수 없었던 것인가?

예루살렘에 있는 욜란드 크넬 중동 특파원의 답변은 다음과 같다.

과거 이스라엘군은 가자 지구에 대한 중앙 감시 센터를 언론에 공개한 적 있는데, 이를 통해 이스라엘이 무인기나 카메라 등을 통해 지상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데는 탁월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또한 이스라엘은 정보원 네트워크도 엄청나다.

일례로 지난 5월 ‘팔레스타인 이슬라믹 지하드(PIJ)’와의 분쟁에서 이스라엘이 주요 인물의 소재에 대해 얼마나 정확한 정보를 손에 쥘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하마스의 이번 전례 없는 치명적인 공격과 관련해 이스라엘 군 관계자들은 브리핑을 통해 중대한 정보 및 안보상의 실패가 있었다고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지상전을 시작하자마자 목표로 삼을, 하마스 관련 목표물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적은 방대한 리스트를 가지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헤즈볼라와 하마스의 세력 규모 차이는?

가자 지구 북쪽에 있는 레바논과 이스라엘 사이에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어느 독자가 던진 질문은 다음과 같다.

만약 레바논이 개입한다고 가정한다면, 하마스와 비교할 때 헤즈볼라는 어느 정도의 규모인가?

레바논 남부에서 보도하고 있는 휴고 바체가 기자의 답변은 다음과 같다.

레바논의 군사적, 정치적, 사회적 조직인 ‘헤즈볼라’에 대해 그동안 이스라엘은 하마스보다 더 강력한 세력으로 판단하고 있다.

미 소재 외교 전문 싱크탱크 ‘전략국제연구센터(CSIS)’에 따르면 이란의 지원을 바탕으로 단단히 중무장한 헤즈볼라는 로켓포와 미사일 약 13만 발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이 소유한 무기 대부분이 소형으로 사람이 휴대할 수 있으며, 비유도 방식의 지대지 로켓포다.

그러나 대공포, 대함미사일은 물론 이스라엘 내부 깊숙이 타격할 수 있는 유도미사일도 갖고 있다.

이러한 무기는 하마스가 현재 휘두를 수 있는 무기보다 훨씬 더 정교하다.

헤즈볼라 지도층은 10만 대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나, 독립적인 추정치로는 2만~5만 명으로 보고 있다. 전투 경험으로 다져진, 훈련 수준이 높은 대원들이 대부분으로 시리아 내전에서도 싸운 바 있다.

한편 이스라엘에 따르면 하마스 대원의 규모는 3만 명대로 추정된다.